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형제 측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창업주 장남이 ‘가왕’ 조용필을 언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한미그룹의 모녀와 장·차남이 각기 추천한 이사진을 선임하기 위한 표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미그룹은 창업주 아내인 송영숙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이 OCI 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대하며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상태였다. 주총 결과 형제 측 이사 후보 5명이 선임된 데 반해 모녀 측 이사 후보 6명은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형제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OCI 그룹과의 통합을 무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왕의 이름은 주총 이후 등장했다. 표 대결에서 승리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주주들의 승리”라며 “저희에게 의결권을 위임해주신 분 중에서 조용필 선생님이 계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형제 측 관계자에 따르면, 가수 조용필은 한미사이언스의 소액주주 중 한 명으로 이번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 이사진을 지지하는 위임장을 보냈다. 형제와의 연이 있거나 서로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 소액주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용필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무산됐다. OCI 측은 “주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 앞으로 한미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했다. 한미그룹은 창업주 가족의 상속세 문제 해결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그룹 통합을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