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RC 의과학연구소와 미국 벤처기업 라이트바이오가 공동 개발한 자체 발광 식물 피튜니아. 열대 버섯의 발광 경로를 분석해 발견한 효소를 활용했다. /라이트바이오

앞으로는 화단과 가로수길에서 자체 발광하는 꽃을 만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곰팡이의 생물 발광 메커니즘을 활용해 식물과 동물 세포를 자체 발광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영국 MRC 의과학연구소와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 ‘라이트바이오(Light Bio)’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곰팡이에서 유래한 다섯 가지 유전 정보를 통합해 식물 고유 유전자를 곰팡이 유전자가 대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체 발광 피튜니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열대 버섯 중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종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앞선 연구에서 발광 버섯에서 빛을 나는 것이 대사 과정의 일부임이 밝혀져, 버섯 고유 유전자를 활용하면 다른 식물도 빛을 낼 수 있는지 확인에 나선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버섯의 발광 경로를 분석해 복잡한 반응을 수행하는 식물 효소 ‘히스피딘 합성 효소’를 발견했다. 이 효소는 식물의 신진대사와 빛 생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소의 연결로 식물 내부의 끊임없는 역학이 자연광으로 전환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합성 효소와 다른 생물 발광 필수 효소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경로를 만들어 이를 다른 식물에 주입해 자체 발광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렇게 유전자를 조작한 식물은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역동성을 빛으로 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MRC 의과학연구소 캐런 사르키시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피튜니아에 적용해 정원과 화단을 비출 수 있는 ‘조명 꽃’을 만들었다. 이 꽃은 빛을 낸다는 뜻에서 ‘반딧불이 피튜니아’로 명명됐다. 반딧불이 피튜니아는 어둠 속에서 달빛처럼 은은한 빛을 낸다. 사르키시안 박사가 공동 설립한 합성 생물 벤처 기업 라이트바이오는 “반딧불이 피튜니아는 이전에 가능했던 자체 발광 식물에 비해 100배 밝은 빛을 낸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트바이오는 이 꽃을 송이당 29달러에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