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자동자 바퀴의 휠 같기도 하고, 비밀의 문을 여는 손잡이로도 보이는 이 사진은 무엇일까. 답은 태양계가 형성되던 약 46억년 전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베누’와 관련 있다. 지난해 9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를 지구로 떨어뜨렸다. 무려 7년간 왕복 거리 약 6억4000만㎞에 이르는 우주 여행 끝에 구해온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용기 외부에 묻은 시료는 확보했지만, 정작 그 안에 있는 시료는 구하지 못한 것이다. 뚜껑의 잠금장치 2개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갖가지 방법으로도 용기 뚜껑을 열지 못한 NASA는 결국 잠금장치를 풀 도구를 따로 개발해 지난달에야 열었다. 지구에 도착한 지 3개월이 지난 뒤에야 용기에 들어있던 시료를 확보한 것이다.

사진은 NASA가 어렵사리 뚜껑을 연 소행성 시료 용기를 찍은 장면이다. 큰 원과 작은 원 사이에 연탄 가루처럼 보이는 검정 물질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다. NASA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이번에 용기에서 꺼낸 소행성 시료의 양은 51.2g이었다”며 “용기 외부에 묻어있던 시료까지 합하면 총 121.6g”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류가 소행성에서 가져온 시료량으로는 가장 많다. 앞서 일본이 두 번 채취한 소행성 시료 총량은 7g이 채 되지 않는다. NASA는 베누 시료의 70%는 미래 세대의 추가 연구를 위해 따로 보관하기로 했다. 미래에 신기술이 나오면 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랬다. NASA는 “나머지 30% 시료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캐나다우주국(CSA)을 비롯해 세계 200여 과학자의 연구, 분석에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과학계는 베누 시료가 태양계와 지구 기원의 비밀을 여는 실마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용기 바깥에 묻은 시료를 분석해 탄소와 물 분자를 확인한 데 이어, 이번 시료 추가 분석을 통해 태양계와 지구가 어떻게 형성됐고 생명체는 어디서 비롯됐는지 힌트를 얻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