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매니토바 서부 허드슨만 지역 육지의 북극곰. 육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David McGeachy 제공

기후변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육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바다표범 등 주 식량원을 사냥하지 못한 북극곰의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앤서니 파가노 박사팀은 14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캐나다 매니토바주 서부 허드슨만 지역 북극곰 20마리의 여름철 활동과 신체 변화 등을 추적한 결과 거의 모든 북극곰이 하루에 평균 약 1kg씩 체중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육지 활동 비중이 커진 북극곰이 기아 위기에 직면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2019~2022년 해빙이 없는 기간(8~9월)에 캐나다 매니토바주 서부 허드슨만에서 카메라와 GPS 추적기를 부착한 북극곰 20마리를 이용해 하루 에너지 소비량, 체질량 변화, 먹이, 행동, 움직임 등을 19~23일간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곰들은 육지에서 동면 상태 유지, 움직임 줄이기, 열매 먹기, 조류 사냥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행동 차이는 나이, 성별, 임신 여부, 초기 체중 수준 등과 관련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북극곰들은 모두 열량 높은 먹이를 구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 20마리 중 19마리의 체중이 하루 평균 1㎏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북극 빙하가 녹아 사라지면, 북극곰이 육지에서 서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이 심해져 북극 해빙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북극곰 기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파가노 박사는 “육지의 먹이가 약간의 도움이 됐겠지만, 북극곰들은 육지에서 먹이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열량을 소비했다”며 “북극 빙하가 없는 환경에서 북극곰의 기아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