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 22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과학기술계가 “연구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 규제로 출연연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요구해온 사안이 16년 만에 받아들여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202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22개 과기 출연연과 NST가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됐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공공기관운영법을 적용받아온 출연연이 규제에서 벗어나면, 공모 채용 절차를 거쳐야 했던 인력 충원 방식도 변화를 줄 수 있어 해외 우수 인재 영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성과에 따라 임금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는 등 총인건비와 정원 조정도 수월해져 유연하게 기관을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NST 관계자는 “앞으로 스타 연구자는 예외적인 높은 임금을 주는 등 인력과 임금 등에서도 자율성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과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당초 각 출연연은 특수법인으로 설립됐다가 2008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인건비, 정원, 채용 방식 등에 대해 다른 공공기관과 같은 규제를 받게 됐다. 인건비 제한과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이 61세로 묶이면서 대학 교수와 처우 격차가 벌어지고 우수 연구자들이 대거 출연연을 이탈하는 부작용도 심화됐다. NST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출연연을 그만둔 연구자는 720명에 달한다.

과학기술계는 출연연 상호 간 장벽이 낮아지고 융합, 협업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규제 개선이 연구 성과로 나타나려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 판단 주체가 기재부에서 과기정통부로 넘어간 것인 만큼 과기정통부가 앞으로 어떻게 기준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자율성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출연연 통·폐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