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방향감각 같은 공간 탐색 능력이 나은 이유가 교육 및 환경 등 외부 자극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통념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방향감각이 발달한 것은 맞지만, 유전적 차이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연구진은 인류를 포함한 21종의 남녀 성별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다.
남녀의 공간 탐색 능력 차이에 대해서는 남성의 능력이 약간 낫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이미 2019년에 나온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진화에 따라 생긴 특징으로,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봤다. 전통적으로 먹이를 사냥하느라 멀리 여행해야 했던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상대적으로 집과 가까운 곳에 머물렀던 특징이 유전자에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이런 가설에 의문을 품었다. 연구를 이끈 저스틴 로즈 교수는 “만약 (진화 과정에서 남성의 공간 탐색 능력이 발달했다는) 가설이 사실이더라도 유전적 문제라면 남성의 아들뿐 아니라 딸들에게도 같은 형질이 유전됐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유전적 영향이 아니라 환경적 영향으로 남녀 차이가 났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남자아이는 상대적으로 방향감각 등을 기를 수 있는, 예컨대 밖에서 노는 활동을 주로 추천받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을 포함한 21종의 공간 탐색 능력과, 일상적으로 집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여행하는지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비교·분석했다. 만약 진화론적으로 유전자에 공간 탐색 능력과 관련한 특질이 새겨지는 것이라면, 종에 상관없이 집에서 더 멀리 떨어지는 성별의 공간 탐색 능력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분석 결과 집에서 이동한 거리와 공간 탐색 능력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남녀의 공간 탐색 능력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남녀 간 공간 탐색 능력의 차이가 환경적·문화적 차이에 따른 것일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연구진은 남녀의 신체 특질 차이에서 공간 탐색 능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덧붙였다. 인류뿐 아니라 다른 동물 종도 암컷과 수컷의 호르몬 변화 등이 크게 다르고, 공간 탐색 능력이 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유전적으로 공간 탐색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논문을 검토한 안토닌 쿠트로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박사는 “공간 탐색 능력은 다른 인지 능력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이 쓰면 발달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