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University of Oxford

지금까지 짙은 남색으로 알려진 해왕성(海王星)의 진짜 빛깔은 옅은 옥빛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알려진 색은 사진 보정에 따른 왜곡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패트릭 어웬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월간 영국 왕립학회보’에 실었다. 해왕성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행성으로, 태양계에서 넷째로 크다. 최근까지 천왕성은 옥빛, 해왕성은 짙은 남색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진은 두 행성의 실제 빛깔이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해왕성의 색이 잘못 알려진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77년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2호의 관측 이후다. 처음으로 태양계 끝자락까지 간 관측선 보이저2호가 천왕성과 해왕성을 촬영한 사진을 전송했는데, 이 사진 속 천왕성은 옅은 초록색을 띠고 해왕성은 짙은 남색이었다.

두 행성은 모두 거대한 얼음으로 이루어져 질량이나 화학적 구성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실제 두 행성의 색이 비슷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진은 보이저 2호가 실제와 다른 결과물을 보내온 이유에 대해 “해왕성의 대기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원본보다 명암비를 높이면서 실제 색이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상훈

연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유럽 남방 천문대 망원경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보이저2호가 찍은 원본 이미지를 실제 색으로 변환하는 모델을 개발해 실제 해왕성의 색을 구현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천왕성과 해왕성이 거의 같아 보일 정도로 색이 비슷하다. 연구진은 “두 행성 대기의 메탄 비율이 달라 천왕성의 색이 조금 더 옅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천왕성의 색깔도 공개했다. 천왕성의 적도는 극지에 비해 붉은 빛을 흡수하는 메탄 비율이 더 높은데, 계절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지역이 극지와 적도로 크게 변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극지가 보일 때는 붉은 빛을 더 반사하는 녹색을, 적도가 보일 때는 상대적으로 푸른 빛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