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울음소리로 어떤 감정을 표현한 것인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일보DB

울음소리만으로도 인간이 닭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물들이 울음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다른 종에게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퀸즈랜드대 연구팀은 닭이 내는 울음소리로 닭이 기뻐하는지, 놀라는지 등 감정을 알 수 있다고 3일(현지 시각) 밝혔다. 과거 청개구리나 까마귀, 자이언트 판다 등 다양한 동물들이 소리로 간단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면 동물 복지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척추동물들이 정서적인 음성 신호 체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 ‘오픈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진화론을 개척한 찰스 다윈은 동물이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고 추측했다. 같은 종들 사이에 감정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종이 달라도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연구팀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내는 암탉의 울음소리를 녹음했다. 닭장 문 앞에 사료 그릇을 높은 뒤, 사료 그릇이 비어있을 때와 먹이로 가득 차 있을 때 마다 닭의 반응을 녹음했다. 닭은 문 뒤에 사료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높은 음을 빠르게 끊어 내는 소리를 냈지만, 아무것도 없을 때는 낮은 음으로 앓는 듯 한 소리를 냈다.

연구팀은 녹음한 암탉의 울음소리를 200명에 달하는 연구 참가자들에게 들려준 뒤 상황별로 구분하게 했다. 그 결과 참가자 10명 중 7명이 먹이를 보고 흥분한 닭과 좌절한 닭의 울음소리를 구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다윈의 생각처럼 동물들이 정서적 교감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으로 닭 울음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하면 축사 분위기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등 동물 복지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