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이 손상된 신경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살아 움직이는 ‘세포 로봇’이 몸 안에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날이 멀지 않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공동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인간의 세포로 생체 로봇을 만들어 손상된 조직을 치유했다고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이 인간 세포 로봇에 이름 붙인 ‘앤스로봇(Anthrobot)’은 인류(anthropo-)와 로봇(robot)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연구진은 기관지 상피세포를 배양해 30~5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다양한 생체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섬모(纖毛)로 움직이며 초속 5~50㎛로 이동했고, 인위적으로 상처를 낸 신경세포(뉴런)에 더하자 손상된 부위가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손상된 뉴런이 사흘 안에 거의 완벽하게 복구됐다”며 생체 로봇이 세포 성장을 촉진해 치유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생체 로봇은 체내에서 두 달 안에 자연 분해됐고, 면역 거부반응이 없어 향후 의료 분야에서 폭넓게 쓰일 전망이다. 손상된 척수·망막 신경 치료, 체내 조직에 약물 전달, 동맥에서 막힌 부분을 뚫는 치료 등이 활용 분야로 거론된다. 다만 일부 학자는 기대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이번 성과는 같은 연구진이 2021년에 발표한 연구가 토대가 됐다. 당시에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세포로 생체 로봇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