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자연에서 오염되기보다는 주로 인간의 손을 타며 더러워진다. 유한한 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미량 물질의 농도를 예측하고, 폐수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등 자원 순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홍석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장은 “물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만큼 오염을 씻어내고 그 속의 자원을 재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깨끗한 물을 더 환경 친화적으로 얻기 위해 해수 담수화 등에 태양열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열을 쓸 수 없는 밤에 장치가 멈추면 해수가 장비에 접촉한 채로 물이 증발해 탄산칼슘이나 황산칼슘이 내부에 쌓이며 오염이 발생하게 된다. KIST는 이러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이 중단돼도 이미 생산한 담수로 세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약품 없이도 오염을 막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염되지 않은 물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KIST는 AI로 하·폐수 속 미량 물질의 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이나 내분비계 장애 등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빠르게 예측하고 처리해 2차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다.

또 물에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청바지 염료 ‘프러시안 블루’로 제거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물을 확보하도록 했다. 현재 정수장에서는 2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보다 작은 미세 플라스틱은 거를 수 없다. 이에 철이나 알루미늄 기반 응집제를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 크기를 키워 걸러내는데, 응집제 성분이 물에 남아 독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KIST는 인체에 무해한 응집제로 미세 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여과 기술로는 제거하기 힘들었던 0.15μm 직경 초미세 플라스틱을 4100배 크기로 응집, 물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9%까지 걸러낼 수 있었다.

자원 순환을 위해 산업 폐수 속 금속을 분리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섬유 형태 소재를 활용해 물속 금속 이온과의 반응을 이끌어 흡착시킨 뒤, 형성된 결정을 떼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KIST 연구팀은 “폐수 재활용 기술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계에서 수요가 높은 금속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