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새로운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Gemini)’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시연 영상이 실시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장점이 부각되도록 편집한 영상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 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 공개한 6분 23초 분량의 제미나이 시연 영상이 사전에 편집된 것이라는 지적이 일자 “실시간 시연이 아니고 상호작용을 예시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구글의 시연 영상에는 사용자가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를 그려가는 과정을 제미나이가 실시간으로 인식해 ‘오리’라고 알아맞히는 등 즉각 반응하고, 사람이 총알을 피하는 흉내를 내는 영상에는 ‘영화 매트릭스의 유명한 장면’이라고 설명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 소리 나는 고무 오리 인형을 보여주며 물에 뜨는지 묻자, 물보다 밀도가 낮은 재료로 만들어져 물에 뜰 것이라고 즉시 답했다. ‘쌍둥이자리’란 이름의 뜻처럼 제미나이가 이미지·글·음성 등을 쌍둥이처럼 동시에 인식하고 이해하는 ‘만능 AI’처럼 묘사한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이 공개된 직후 “실시간 영상이 아니라 편집한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구글은 “시연을 위해 응답 속도를 높였고, 영상도 편집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제미나이를 사용한 사람들이 영상과 달리 제미나이의 반응이 늦거나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는 체험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이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랑한 것과 달리 제미나이가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답은 회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제미나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질문에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려면 구글 검색을 이용하라며 구체적 답을 내놓지 않았다. 실시간 정보로 상세한 답변을 하는 챗GPT 프로, 빙, 그록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구글이 제미나이를 성급하게 공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올해 초 구글이 챗GPT 열풍에 맞서 바드를 공개할 당시 시연에서 오답을 내놓았는데, 이번 제미나이 시연 영상이 바드의 실수를 다시 떠오르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