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영장류센터와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아프리카 콩고에서 촬영한 보노보(피그미 침팬지)의 모습. /하버드대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영장류인 보노보가 인간처럼 집단 간 협력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족 관계·이해 관계를 뛰어넘는 집단 간 협력은 인류가 사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다. 지금까지는 인간만이 가능한 행위로 알려져 있었다.

독일 영장류센터와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콩고에 위치한 코코로포리 보노보 보호 구역에서 2년간 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최근 게재했다.

보노보는 피그미 침팬지로도 불리는 영장류로, 침팬지와 함께 인간에 가장 가까운 영장류로 평가된다. 수컷이 집단의 우두머리를 맡고 호전성이 강한 침팬지에 비해 보노보는 암컷이 우두머리를 맡고 상대적으로 온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팬지 사회에서 자주 발견되는 타 그룹의 어린 개체 살해가 보노보 사회에서는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 사회의 핵심인 혈연 관계를 넘어선 집단 간 협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실마리를 찾기 위해 2개의 보노보 집단 간 상호 작용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성체 수컷 3마리, 암컷 8마리로 이루어진 에칼라칼라 집단과 성체 수컷 7마리, 암컷 13마리로 이루어진 코코알롱고 집단은 2년간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갔다. 두 집단은 관찰 기간 동안 총 95회 만났고 만남 시간은 1시간 미만부터 2주까지 다양하게 지속됐다. 두 집단은 털 골라주기 2744건, 함께 행동하기 592건, 먹이 공유하기 650건 등 다양한 협력 행동을 보였다. 독일 영장류센터 리란 사무니 박사에 따르면 이들의 협력은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았다. 친사회적인 개체들이 먼저 교류를 시작해 집단 간 유대감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의 본성에는 폭력성이 있으며 혈연이나 이해관계를 넘어선 집단 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규범이 필요하다는 기본 통념에 도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