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이 가져온 소행성 베누(Bennu) 시료에서 생명의 필수 요소인 탄소와 물 분자가 확인됐다. NASA의 미국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측은 무인(無人)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가져온 시료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발견됐다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NASA 연구팀은 지난 10일간 존슨우주센터의 전용 청정실(clean room)에서 베누 시료 일부에 대해 적외선 측정, 화학 원소 분석, 주사 전자 현미경 관측 등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베누의 시료에 탄소와 물이 풍부하고 암석의 지질 변형에 필요한 황도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황은 물질이 용해되는 속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 샘플에서 나타난 산화철 광물 자철석은 유기화학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소행성 시료 분석이 좀 더 정밀하게 진행되면 초기 지구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과거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누는 지구에서 약 3억2000만㎞ 떨어진 소행성으로 폭이 500m 정도인 암석 덩어리다. 과학자들은 현재 베누는 목성 주위를 돌던 모체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생성 과정에서 기후 변화나 지각 변동 등으로 성분이나 형태가 바뀐 지구와 달리, 베누는 초기 우주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주 역사를 담은 타임캡슐이라는 것이다.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6년 9월 발사돼 2020년 10월 베누에 착륙했다. 이후 시료를 채집해 캡슐에 담았고, 지난달 24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캡슐을 투하했다. 베누의 시료는 약 250g으로 목표로 했던 60g의 4배를 넘어선다. 지금까지 인류가 확보한 소행성 시료 중 가장 많은 양이다.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앞서 시도했던 소행성 토양 채취 프로젝트 ‘하야부사’의 경우에는 시료량이 적어 제대로 된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베누의 시료가) 과학자들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