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역별 기온이 상승하면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더위가 찾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고온에 노출되는 지역이 넓어지는 것을 나타낸다/연구팀 제공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1도(℃) 이상 상승하면 매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높은 열과 습도에 노출돼 자연적으로는 열을 식힐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와 퍼듀대 공동연구팀는 지금보다 지구 온도가 1.5도만 올라가도 일부 지역에서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는 열과 습도로 대규모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공장에서 화석 연료를 태우기 시작한 산업 혁명 이후 전 세계 온도는 약 1도 상승했다. 이로 인해 2015년 196개국이 파리협정을 통해 전 세계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높은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는 9일(현지 시각)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

과거 연구를 통해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약 31도인 것으로 밝혀졌었다. 해당 온도는 100% 습도 환경에서 87.8도와 같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인간 한계를 넘는 온도와 습도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일부에서 발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변화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가량 높아지면 파키스탄과 인도의 인더스강 계곡에 사는 22억 명, 중국 동부 지역 10억 명, 사하라 사막 이남의 8억 명이 인간의 한계를 능가하는 더위를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지역에서 기온이 올라가면 습도가 함께 상승하는데, 습도가 높은 폭염은 공기가 흡수할 수 있는 수분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에 인체에서 땀이 증발하는 것을 막기도 한다.

지구 온도가 3도 이상 올라간다면 이러한 현상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뉴욕까지 미 동부 해안지대와 중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예멘의 경우 매년 300일 이상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더위가 이어지는 등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7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미 오리건주의 폭염도 인간 허용 한계치 미만이었다”면서 “기온이 상승할수록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하며 대규모 이주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