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과학상은 생리의학상(mRNA 백신 개발)처럼 어느 정도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 경우도 있었지만, 물리학상(아토초 펄스광 생성)처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연구가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매년 노벨위원회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 언론사와 분석 기관에서 유력 수상자를 예상하지만 실제 적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엔 AI(인공지능)에 노벨상 수상자 예측을 맡기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AI가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AI 수준으로는 어렵지만 몇 가지 수정을 가하면 챗GPT 같은 생성형 AI 모델이 미래에 노벨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토 포투난토 미 인디애나대 교수(정보학및컴퓨팅학부)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 챗GPT에 누가 상을 받을지 물었다. 챗GPT는 처음에는 “2023년을 포함해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는 예측할 수 없다”고 답했다. 포투난토 교수는 질문을 바꿔 다시 시도했다. 챗GPT와 구글의 AI 챗봇 클로드에 물리·화학·생리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업적을 꼽아달라고 한 것이다. 그 결과 두 챗봇 AI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 그래핀 등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되는 연구 성과들을 골라냈다. 논문 인용 빈도가 높고, 언론 기사를 통해 과학적 가치가 높은 연구 업적으로 거론되는 점 등을 고려해 비교적 의미 있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포투난토 교수는 “챗봇들은 이미 노벨상을 받았거나, 사망한 과학자들을 유력 수상 후보로 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생성 AI로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AI에 기존 과학 논문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예측 성공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학술 정보 분석 기관 클래리베이트의 데이비드 펜들버리 연구원은 “생성 AI의 가장 큰 이점은 방대한 양의 과학 연구 논문들을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AI 예측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편향성 탓에 사람 능력을 뛰어넘는 예측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0여 년간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는 60여 명뿐인데 이를 토대로 학습한 AI는 상대적으로 남성 과학자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