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Bennu)’의 암석 샘플을 채취한 미 항공우주국(NASA)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캡슐이 24일(현지 시각) 미 유타주 국방부 시험·훈련장에 낙하했다. 캡슐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며 검게 그을렸다./NASA 제공

지구에서 약 3억2000만km 떨어진 소행성 ‘베누(Benuu)’의 암석 샘플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 유타주 사막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지난 2016년 지구를 떠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7년의 우주여행 끝에 베누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에 전달한 것이다. 소행성 샘플이 지구에 온 것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본부(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1·2호’가 각각 2010년 이토카와, 2020년 류구 소행성에서 가져온 것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구에 도착한 암석 샘플은 즉시 미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클린룸으로 운송됐고, NASA는 샘플의 모든 운석과 먼지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화학적, 광물학적, 물리적 특징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로봇팔을 이용해 암석을 채취하는 모습. 로봇팔이 베누 표면에 닿으면 질소 가스를 방출해 표면의 암석들을 공중에 띄워 채집기로 암석들을 채취하는 '터치 앤 고' 방식이다. 오시리스-렉스는 10초간 암석을 채취한 뒤 다시 이륙했다./NASA 제공

과학자들은 소행성 암석 샘플이 지구의 기원과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계에서 행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수십억 년 전 형성된 소행성 암석들에는 당시의 행성 형성의 역사가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폭이 약 500m 정도인 베누는 태양계가 형성되던 약 46억 년 전 목성의 소행성대에서 모체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10억 년 전 베누의 모체에 다른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지금의 베누가 떨어져 나왔고, 지금까지 우주를 떠돌며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암석이 마치 ‘타임캡슐’처럼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NASA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찍은 영상을 통해 베누 표면의 암석에 탄산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탄산염은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태양계 초기 베누의 모체를 고온의 물이 뒤덮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소행성 충돌로 지구에 물이 유입됐고, 이후 생명체 탄생의 근원이 됐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소행성 '16프시케'를 탐사할 탐사선이 소행성 궤도에 도달해 태양광 발전판을 모두 편 상상도/NASA 제공

태양계와 지구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풀 소행성 탐사는 끝나지 않았다. NASA는 오는 10월 5일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으로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를 발사한다. 탐사선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지대에 있는 지름 220km 규모의 소행성 ‘16프시케’로 향한다. 16프시케에는 금, 니켈 , 텅스텐 등 희귀금속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돼 향후 ‘우주 금광’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탐사선은 2029년 8월부터 소행성을 돌며 영상 촬영과 표면 성분 분석 등을 진행한다.

오는 11월 1일에는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딘키네시’를 지나칠 예정이다. 2021년 10월 발사된 루시가 처음으로 마주치는 소행성으로, 루시는 목성 근처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트로이 소행성군의 8개 소행성을 탐사할 계획이다. 루시에는 아인슈타인과 칼 세이건 등 유명인사 19명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가 루시를 발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NASA는 “트로이 소행성군은 초기 태양계의 잔재들이기 때문에 이곳의 소행성들이 태양계의 역사를 해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탐사선 루시(Lucy)가 목성을 도는 트로이 소행성들을 관측하는 모습의 상상도. 지난 2021년 발사된 루시는 오는 11월 소행성 '딘키네시'를 지나칠 예정이다./NA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