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내려앉은 오시리스-렉스가 보낸 캡슐의 모습. 이 캡슐은 소행성 '베누'의 토양 시료를 담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보내 온 소행성 ‘베누(Bennu)’의 토양 시료는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미국 과학기술문화 전문지 와이어드(Wired)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오시리스-렉스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베누의 토양 시료가 과학자들에게 전달 돼 실제로 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까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도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미국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사막에 내려앉은 베누의 토양 시료를 담은 캡슐은 NASA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 기술자들에 의해 해체 작업을 거치게 된다. 지난 2016년 9월 지구를 떠난 오시리스-렉스가 7년만에 성공적으로 배달한 이 캡슐에는 지구로부터 1억 3000만 ㎞ 떨어진 소행성 베누의 토양 시료 250g이 담겨있다. 이는 앞서 일본이 채취한 2개의 소행성 시료의 최대 250배에 달하는 양으로 앞으로 수십년간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될 예정이다.

NASA의 연구진이 무균실에서 오시리스-렉스의 캡슐 윗부분을 열어 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캡슐은 사막에 내려앉는 순간부터 특수한 보호를 받았다. 먼저 군 관계자가 캡슐 주변에 불발탄은 없는지, 하강 중 뜨거워진 캡슐에서 유독가스 등 위험 물질이 나오지는 않는지 확인했다. 이후 NASA의 회수팀이 접근해 캡슐 주변 사막의 환경을 확인했고, 조심스럽게 헬리콥터에 캡슐을 실어 인근 훈련 격납고의 임시 무균실로 옮겼다. 혹시라도 시료가 머리카락, 피부 세포, 옷에서 나오는 섬유질 등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균실에는 전신을 가린 방호복을 입은 연구자만 입장할 수 있었다. 방호복을 입은 연구진은 캡슐의 윗부분을 열어 질소 주입하는 과정을 거쳤다. 내부의 습기, 산소, 지구의 박테리아와 같은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렇게 초기 방호 작업을 거친 시료는 오는 2일 미국 휴스턴의 NASA 존슨 우주 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NASA의 연구진은 캡슐을 열기 전 먼저 용기 겉에 달라붙어있는 미세한 입자에 대해 초기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 초기 단계 ‘퀵 룩(quick-look)’ 연구의 일원인 피에르 해네쿠르는 와이어드에 “우리는 시료를 빨리 보고 싶고 매우 흥분한 상태지만 시료가 안전하고 오염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천천히 (캡슐을) 개봉할 것”이라고 했다. NASA는 초기 연구 결과를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NASA가 문제 없이 캡슐을 개봉하면 시료는 전 세계 200여명의 과학자들이 소량의 시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NASA는 소행성 시료의 25%만 연구에 쓰고 나머지 75%는 ‘지금은 우리에게 없는 새로운 기술을 손에 넣을’ 미래의 과학자들을 위해 남겨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구진은 베누의 시료에서 생명의 흔적이 보일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행성 베누는 거대한 암석 덩어리기 때문이다.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행성 과학자 단테 로레타는 와이어드에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생명체도 그런 환경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지구 생물체가 시료를 오염시킬까봐 걱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