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큰 충격이 가해지면 뇌 손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인간의 뇌를 모사한 ‘미니 뇌’로 진행됐는데, 앞으로 살아있는 동물로 진행하기 힘든 많은 가설을 시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 퍼듀대 연구팀은 머리 충격으로 뇌진탕이 일어났을 경우 산화스트레스와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독성 화합물 아크로레인(acrolein)이 급증해 알츠하이머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아크로레인이 증가하며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요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42(AB42) 단백질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 ‘랩온어칩’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미니 뇌’를 만들었다. 25만 개의 뉴런 클러스터가 있는 작은 챔버에 진자의 힘을 이용해 특정 강도의 충격을 전달한다. 챔버에 내장된 마이크로전자 어레이로 뉴런의 전기적 변화를 측정하고,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쥐로 만든 미니 뇌에 200g의 힘으로 세 번의 충격을 줬다. 각각의 충격은 축구 선수가 경기에서 머리에 받는 부상 수준이다. 머리에 충격이 전해진 뒤 24시간 내에 아크로레인 수치가 상승하고 AB42가 350%나 증가했다. 아크로레인이 정상적인 단백질을 변형시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AB42 생산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AB42는 분해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뇌에 많이 쌓이게 되면서 뇌의 정상적인 활동을 막는다.
연구팀은 미니 뇌를 이용해 아크로레인 수치를 감소시키는 약물 등의 치료법을 시험할 계획이다. 아크로레인이 오래될수록 AB42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통해 아크로레인을 낮추면 뇌의 염증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충격이 쌓여 뇌진탕이 발생하면 장기 손상을 입어 10년 안에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