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를 겪던 국내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올리며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연구 개발(R&D) 투자도 늘어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5871억원으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차례로 대규모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달 기준 올해 누적 수주 금액도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누적 수주액 중 9202억원이 기존 계약 물량을 늘리거나 다시 계약을 체결한 증액 계약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25만L(리터) 규모의 4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4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올해 매출이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함께 상반기 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하반기 반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상반기에도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올해부터 미국 등 글로벌 직판 시장이 확대되면서 현지 채용 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전통 제약사들은 전문 의약품 사업 성장과 새로 출시한 신약 판매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유한양행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마비브’와 당뇨 치료제 ‘자디앙’ 등이 성장을 이끌며 상반기 9388억원 매출을 올렸다. 종근당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612억원, 73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 기존 제품과 함께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 등 신규 제품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한미약품은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어난 7039억원으로 늘었고, 보령도 같은 기간 16% 증가한 4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올해 상반기 매출 164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38억6600만원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만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을 뛰어넘은 것이다.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해외 사업의 급성장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140억9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85.8%를 차지했다. 뷰노도 상반기 매출 47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배 상승한 실적을 올렸다. 뷰노는 국내 의료AI 업계 최초로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AI 심정지 예측 의료 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매출을 이끌었다.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R&D 투자를 확대하며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472억원을 연구 개발에 투자했으며 셀트리온도 15.3% 늘어난 1812억원을 투입했다. 셀트리온은 골다공증 바이오시밀러 프롤리아 등의 임상 3상과 함께 신약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어난 912억원을 R&D에 투입하며 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등에 나서고 있으며, GC녹십자는 상반기 1062억원을 쓰며 희소 질환 분야 국제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