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호주 오트웨이 국제 CCS 실증센터에서 CO2CRC 관계자가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 E&S

15일(현지 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차로 세 시간쯤 거리에 있는 오트웨이 국제 CCS 실증 센터. 도심을 벗어나면 호주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초원이 펼쳐져 있었고, 소들이 풀을 뜯으며 한적하게 거닐고 있었다. 땅 밑에 이산화탄소 9만5000톤이 저장돼 있음을 알아채기는 쉽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를 막고자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S 기술이 없다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CCS가 향후 이산화탄소 총감축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트웨이 국제 CCS 실증 센터는 호주의 국책 연구 기관 CO2CRC가 2004년부터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CCS 기술 실증 센터다. 땅속 1500미터 아래에는 대염수층(소금물이 들어 있는 지하수층)이 있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엔 최적 장소라 CCS 기술의 ‘메카’가 됐다. 2000미터 아래에는 가스를 모두 채취한 뒤 비어 있는 가스전이 있다. CO2CRC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빈 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했다. 이후엔 대염수층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실험을 마쳤다. 폴 바라클로그 CO2CRC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이산화탄소 누출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CCS 프로젝트 30가지를 실제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계획된 사업을 모두 합치면 이산화탄소 총처리량은 2억44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민간 기업 중에서는 SK E&S가 호주의 에너지회사 산토스 등과 함께 이산화탄소 저장소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호주 북서부 해상 바로사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조만간 고갈될 바유운단(Bayu Undan) 가스전에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CO2CRC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용찬 박사는 “2050년 현재의 2.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감당하기는 어렵다”면서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CCS는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