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라 불릴 만한 안과 의사들이 포진해 있으며 진보된 기술을 사용해 의술이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국가입니다.”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 알콘 본사에서 만난 데이비드 엔디콧 알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글로벌 안과 시장 성장의 핵심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45년 미 텍사스의 작은 약국에서 시작한 알콘은 현재 글로벌 안과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백내장 치료용 인공 수정체를 비롯해 수술 장비, 콘택트렌즈, 점안액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11년 노바티스에 520억달러에 인수됐다가 2019년 분사 작업을 거쳐 독립 상장했다.
◇안과 질환의 ‘스페셜리스트’
알콘은 지난해 매출 87억달러를 올리며 안과 질환 분야 매출 기준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엔디콧 CEO는 성장 비결로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다. 그는 “분사 당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던 다양한 R&D 아이디어가 쌓여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매출로 얻은 현금 대부분을 R&D와 신제품 제조, 생산 등에 투자했다”면서 “5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매년 발생하는 현금 대부분을 투자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순수익을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매출을 늘려 가는 선순환을 그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간 것이다.
알콘은 성장을 위해 ‘한 우물 파기’ 전략을 택했다. 백내장 수술 및 시력 교정 수술과 관련된 의료 장비부터 인공 눈물과 콘택트렌즈까지 모든 사업 부문이 안과에 집중돼 있다. 그 결과 한국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는 10명 중 8명은 알콘의 장비로 수술받고, 콘택트렌즈 사용자 3명 중 1명은 알콘 렌즈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디콧 CEO는 “알콘은 안과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라며 “안과 분야 기술에 대해서는 추격이 불가능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빨라지는 고령화… 넓어지는 안과 시장
엔디콧 CEO의 자신감은 안과 치료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다. 갈수록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안과 치료에 대한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는 “노화에 따른 실명 원인 중 하나인 녹내장만 해도 아직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 관련 치료 시장만 고려해도 상당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안과 질환 치료 시장은 2022년 693억달러(약 89조원)에서 2028년 855억달러(약 110조원)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오는 2050년 홍콩에 이어 세계 둘째로 ‘나이 든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안과 질환의 중요한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알콘은 이미 새로운 인공 수정체 플랫폼을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했고, 착용감을 개선한 한 달용 콘택트렌즈도 오는 8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엔디콧 CEO는 인터뷰 후 직접 한국 안과 전문의들을 만나 알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알콘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알콘은 아직 정복되지 않은 녹내장과 각막 질환 등에 대한 설루션을 제공하며 영역을 넓혀나갈 전략이다. 지금도 실명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각막 상피 손상과 녹내장 치료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면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황반변성 같은 망막 질환에 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안과 분야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아직 고민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알콘이 안과 질환 치료의 스페셜리스트인 만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인류의 밝은 시야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