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기에게 평소보다 높은 음정에다 노래를 부르는 듯한 리듬으로 말을 한다. 때론 애교를 부리듯 콧소리도 섞는다. 일명 ‘베이비 토크(아기 말투)’다. 이런 말하기 방식은 거의 모든 인간의 문화와 음성 언어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지능이 높은 포유류인 돌고래도 어린 개체와 소통할 때 인간처럼 아기 말투를 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미국 햄프셔 칼리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 등 소속 연구팀은 큰돌고래가 새끼와 소통할 때 평소와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낸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큰돌고래는 고유의 휘파람 소리를 내며 의사소통을 한다. 연구팀은 198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만 인근 해역에 사는 어미 큰돌고래 19마리를 추적 관찰했다. 34년간 큰돌고래에게 특수 마이크를 부착해 이들이 내는 휘파람 소리를 수집했다. 휘파람 소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큰돌고래가 새끼와 함께 있으면 다른 때보다 더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냈고, 소리의 주파수 음역대도 더 넓었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프란츠 젠슨은 “돌고래가 내는 주파수의 미묘한 변화는 인간에게서 볼 수 있는 음정 변화와 비슷하다”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돌고래의 변형된 발성이 새끼의 발성 학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돌고래가 새끼의 관심을 끄는 데도 음 높이가 높은 소리가 더 효과적인데 이 역시 인간 아기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항이다.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암컷 붉은털원숭이도 돌고래처럼 새끼에게 아기 말투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