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 시각) 수만 마리의 물고기 떼가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만 해안가에 등장했다. 바다에 물고기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사건이 화제를 모은 것은 이 물고기들이 산소 부족으로 모두 폐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청어였지만 크고 작은 다른 물고기도 섞여 있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만 해안가에 밀려든 수만 마리의 폐사한 물고기 떼.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며 바닷속 산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문가들은 물고기의 떼죽음이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물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산소 함유량은 줄어든다. 이 지역의 잔잔한 바다와 흐린 하늘까지 겹치면서 물고기가 숨 쉴 수 있는 여건은 더 악화됐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는 물에 산소를 불어넣고, 흐린 하늘은 각종 유기체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감소시킨다. 특히 얕고 따뜻한 물에 갇힌 물고기들은 더 격렬하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에 산소가 더 빨리 고갈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유엔은 2019년 “해수 온난화가 연안 해역에서 저산소 현상을 증가시키면서 어류의 개체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온이 상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물고기의 떼죽음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날씨가 바뀌고 기온이 다시 내려가면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물고기 떼의 죽음은 단순히 한 차례의 현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에 죽은 물고기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허리 역할을 한다.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작은 물고기를 포식하는 위치이자, 대형 어종의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걸프 청어는 해양 포유류, 바닷새, 바다거북, 상어 및 고등어, 송어 등을 포함해 포식자 32종의 주요 먹이가 된다. 결국 이런 물고기들이 한 번에 대거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생태계의 균형 자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NOAA는 물고기 떼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데드존이 올해 미국에서만 6686㎢에 걸쳐 일어날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