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 시각) 수만 마리의 물고기 떼가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만 해안가에 등장했다. 바다에 물고기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사건이 화제를 모은 것은 이 물고기들이 산소 부족으로 모두 폐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청어였지만 크고 작은 다른 물고기도 섞여 있었다.
전문가들은 물고기의 떼죽음이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물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산소 함유량은 줄어든다. 이 지역의 잔잔한 바다와 흐린 하늘까지 겹치면서 물고기가 숨 쉴 수 있는 여건은 더 악화됐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는 물에 산소를 불어넣고, 흐린 하늘은 각종 유기체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감소시킨다. 특히 얕고 따뜻한 물에 갇힌 물고기들은 더 격렬하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에 산소가 더 빨리 고갈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유엔은 2019년 “해수 온난화가 연안 해역에서 저산소 현상을 증가시키면서 어류의 개체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온이 상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물고기의 떼죽음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날씨가 바뀌고 기온이 다시 내려가면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물고기 떼의 죽음은 단순히 한 차례의 현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에 죽은 물고기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허리 역할을 한다.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작은 물고기를 포식하는 위치이자, 대형 어종의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걸프 청어는 해양 포유류, 바닷새, 바다거북, 상어 및 고등어, 송어 등을 포함해 포식자 32종의 주요 먹이가 된다. 결국 이런 물고기들이 한 번에 대거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생태계의 균형 자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NOAA는 물고기 떼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데드존이 올해 미국에서만 6686㎢에 걸쳐 일어날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