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자면서 꿈을 꾸고, 수면 과정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씻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실험에 활용된 비둘기./연구팀 제공

새도 사람처럼 수면을 통해 꿈을 꾸고, 수면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는 과정을 거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보훔 루르대 연구팀이 새의 수면 패턴을 관찰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적외선 카메라와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비둘기의 수면 패턴을 연구했다. 연구에는 실험 조건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훈련된 15마리의 비둘기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새들의 수면 패턴은 렘(REM)수면 단계와 비 렘수면 단계 모두 포유류의 패턴과 매우 유사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렸다.

연구팀은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비둘기 동공의 움직임과 동공 크기의 변화를 추적했다. fMRI으로는 비둘기의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뇌척수액은 어떻게 흐르는지도 관찰했다.

그 결과 비둘기가 렘수면을 하는 동안 뇌와 동공이 하늘을 날 때와 같은 방식으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비둘기가 렘수면 중에 꿈을 꾸고, 꿈에서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불안과 공포 등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편도체 부위도 활성화됐는데, 비둘기가 꿈을 꾸면서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 비둘기 동공의 움직임도 평소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것처럼 빠르게 수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렘수면 단계를 넘어가면 비둘기의 뇌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이 증가했다. 낮 동안 쌓인 뇌의 노폐물을 뇌척수액이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사람도 수면하면서 생생하고 활동적인 꿈을 꾼 뒤에 비 렘수면에 들어서면서 뉴런 활동이 줄어들며 뇌척수액이 뇌의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과정을 겪는다. 새의 뇌는 포유류보다 뉴런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뇌의 노폐물을 더 자주 제거해줘야 하는 만큼 수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새가 포유류보다 수면 중 렘수면 단계가 더 짧고 비 렘수면 단계가 더 긴 이유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비둘기가 렘수면을 통해 어떤 꿈을 꾸는지, 수면 과정에서 비둘기의 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등을 더 자세히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실험에 활용된 비둘기의 수면 패턴을 관찰하기 위해 고안된 실험 방법으로 비둘기는 이러한 실험 조건에서도 잠을 잘 수 있도록 훈련됐다. 비둘기의 동공 움직임을 수면 중에도 관찰할 수 있도록 실험이 설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