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광대버섯./위키백과

과학자들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독버섯의 해독제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찾아냈다.

중국 중산대와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논문에서 “조영제로 많이 쓰이는 염료인 ‘인도시아닌 그린’이 독버섯인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의 독소를 해독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알광대버섯은 ‘알파-아마니틴’이라는 치명적인 독소를 가지고 있다. 섭취 후 6시간 이내에 구토와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간과 신장을 손상해 48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아직 마땅한 해독제가 없다.

연구진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답을 찾았다.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인간 세포를 만들어 알파-아마니틴 독성에 견디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STT3B’라는 단백질이 부족한 세포가 살아남았다. STT3B가 알파 아마니틴이 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STT3B를 차단하면 독소가 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3000개 이상의 화합물을 탐색했다. 그중 인도시아닌 그린이 STT3B 작용을 차단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인도시아닌 그린의 효능을 확인했다. 또한 쥐를 알파 아마니틴에 중독시킨 후 1~4시간이 지나 염료를 투여하니 간과 신장 손상이 감소하고 생존율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8~12시간이 지나면 염료를 투여해도 이미 장기가 손상돼 효과가 감소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