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 치료제(CGT·Cell Gene Therapy)는 단 한 번 치료로 최대 평생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평생 약을 안 먹어도 되고 입원 비용도 들지 않아 보건 시스템에도 유리합니다.”

제임스 윌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지난달 한국을 찾은 CGT 분야 권위자인 제임스 윌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종전 약들이 증상을 치료했다면 CGT는 근본적인 치료제”라고 했다. CGT는 선천적 유전병을 앓는 환자에게 건강한 유전자를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CGT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윌슨 교수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의학과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의사 과학자(MD-PhD)다. 40년 넘게 CGT를 연구하면서 논문 700여 편과 1200건이 넘는 특허를 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유전자 치료제 연구소와 희소 질환 센터를 총괄하며, SK㈜가 투자한 미국 CGT 위탁 개발 생산(CDMO) 회사 CBM의 과학 자문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윌슨 교수는 체내에 CGT를 주입할 때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하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의 안전성·효율성을 높여 치료제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역할을 했다. AAV는 1960~1970년대 제안된 유전자 전달 방식이지만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조가 어려웠다. 그는 “이전보다 효율성을 100배 가까이 높이고 제조도 쉽게 개선했다”고 했다. 현재 승인된 CGT 가운데 3종 개발에 윌슨 교수의 AAV 기술이 활용됐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척수성 근 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가 대표적이다. 척수성 근 위축증은 정상으로 태어나지만 근육을 조절하는 뉴런(신경세포)이 빠르게 퇴행하면서 치료를 못 하면 대부분 10대를 못 넘기고 사망하는 희소 질환이다.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에 정상 유전자를 넣어줘 치료하는 원리다. 윌슨 교수는 “지금 AAV 기반으로 의약품 수백여 가지가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에 희소 질환 치료 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중심 기지를 선정하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한국이 센터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