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일본 우주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이 달 착륙을 시도한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4개월간의 비행 끝에 목표점에 도착하는 것이다. 하쿠토-R은 이번 착륙을 통해 기술을 검증한 뒤 달에서 물과 표토를 본격적으로 채취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러시아 세 나라뿐이었다. 특히 이전 착륙은 모두 각국 정부 주도했다. 아이스페이스가 임무에 성공하면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민간 기업이 되는 것이다.
민간 우주 개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성공한 178개 우주 궤도 진입 임무 가운데 절반 이상인 90개를 기업이 수행했다. 스페이스X가 6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다른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노던스카이리서치는 앞으로 10년간 달에서만 70여 차례의 상업 탐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민간 기업들이 달에 몰려들며 달 탐사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민간기업들 속속 달로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은 오는 6월 달 착륙선 ‘노바-C’를, 또 다른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은 6~7월쯤 착륙선 ‘페레그린’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2019년 민간 처음으로 달 착륙을 시도했다 실패했던 이스라엘 스페이스IL도 2025년에 재도전한다.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은 2027년 정부 연구소들과 함께 실제 달 표면 탐사가 가능한 로버를 완성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들은 달 착륙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달과 지구를 안정적으로 자유롭게 오가면서 최대한 많은 물자를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이다. 운송능력을 갖추면 달에 묻힌 우라늄, 티타늄, 백금족 금속 같은 희귀광물을 지구로 옮기면서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지구에 없는 새로운 ‘달 경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인튜이티브머신의 노바-C는 달 남극에서 얼음을 찾을 계획이며, 아이스페이스는 달의 표토를 수집할 예정이다.
◇인프라 건설과 광물 채굴 사업으로 확대
벤처캐피털(VC) 스페이스캐피털에 따르면 달 사업으로 자금을 조달한 회사는 최소 22곳으로 지난 10년 동안 최소 7억8100만달러(약 1조원)가 달 산업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자금의 대부분은 착륙선과 달 탐사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에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자원 채굴과 서식지 건설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미 우주 스타트업 벤추리 아스트로랩은 1.5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로버를 개발해 달 택배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 스타트업 론스타 데이터 홀딩스는 ‘달 데이터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저중력 환경에서 테스트를 마쳤고, 올해 안에 1kg 미만의 초소형 서버를 달 표면에 설치할 예정이다. 록히드 마틴은 크레센트 스페이스라는 회사를 분사해 2025년부터 달 주변에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조사 기관 브라이스테크의 최고경영자(CEO) 카리사 크리스텐센은 액시오스에 “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등장하면 달 산업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산업이 2040년까지 1조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