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그린란드의 '스틴스트럽 빙하' 상공에서 찍은 사진. 그동안 녹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스틴스트럽 빙하가 기후 변화로 인해 2018년부터 3년 간 빠르게 녹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됐다./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온도가 상승하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그린란드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뿐 아니라 바다 깊은 곳의 온도까지 오르면서 해빙(解氷)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그린란드 동쪽의 대형 빙하인 ‘스틴스트럽 빙하’가 8㎞나 짧아졌고, 빙하 두께도 약 20% 얇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이 바다로 방출되는 양은 두 배, 속도는 네 배 증가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19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빙하 관측과 모델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가 대서양의 깊은 수심까지 영향을 미치며 빙하가 빠르게 녹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2017년 10월 1.3℃였던 수심 380m 지점의 온도가 2018년 7월에는 3.3℃ 까지 치솟으며 해빙 속도를 끌어올렸고, 지금까지 녹지 않았던 스틴스트럽 빙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린란드에서는 2012년~2017년 매년 2220억t의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과거 연구에서는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약 7.6m 올라가고, 남극 대륙의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약 61m 상승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위험을 경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앞으로 서남극 대륙에서 일어날 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