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들이 2년 만에 복귀한 서정진<사진> 회장과 경영진에 항의하며 큰 소동이 일어났다. 서 회장은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날 700여 명의 주주가 모인 셀트리온 주총에서 서정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확정됐다. 2021년 3월 사임한 서 회장은 이날 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와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서 회장은 “전 세계가 어렵기 때문에 그룹 총수가 영업 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며 “열심히 일해서 신속하게 결정하고,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이유로 서 회장이 복귀했지만 주총장에서는 주가 폭락으로 손해 본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 40만원을 넘으며 고점을 찍었던 셀트리온 주가는 2년 새 60% 넘게 폭락했다. 현재 셀트리온 주가는 1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고점 대비 약 70% 떨어진 상태이다.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주주 30여 명은 “주가 하락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며 고성을 질렀다. 한 주주는 “그동안 경영을 제대로 못 해 역성장을 만든 경영진은 사퇴해야 한다”며 “기우성 대표와 서진석 의장이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도 “주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주총 중에서 경영진에게 소리치며 항의하던 일부 주주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주주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요새 금융시장이 어렵다 보니 여러분한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여러분을 화나게 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날 앞으로 경영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상반기는 관찰하고 연말에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또 3사 합병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에 대한) 행정 절차가 7월에 끝나지만 금융시장이 언제 안정될지 모르니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