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공대가 최근 우주 태양광발전 시연 장비를 쏘아 올리면서 우주 전기를 끌어다 쓰려는 각국의 시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우주 태양광발전 시연 장비를 우주로 보낸 캘리포니아 공대는 태양전지판을 펼쳐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고, 이를 지구로 무선 전송하는 실험을 6개월간 이어갈 계획이다.
일본은 2050년 실용화를 목표로 우주 태양광발전 체계의 실증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3만6000㎞ 상공에 띄운 태양광판을 통해 우주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지구로 송전하는 방식이다. 실험은 4×2m 규모의 작은 패널로 하지만, 실용화 단계에서는 2.5×2.5㎞ 규모 패널로 원전 1기에 맞먹는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지상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2028년에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35년에는 10MW급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2050년에는 2기가와트(GW·10억와트)를 송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태양광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 ‘솔라리스’를 올해 착수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5.6×2㎞ 크기로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한다는 구상으로, 이에 앞서 2029년 태양광 발전 위성 2기를 발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우주 선진국들이 지구 밖 태양광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에너지를 무한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주 태양광발전은 지구의 에너지난과 온난화를 완화할 해법으로 꼽혀왔다. 낮에 날씨가 맑아야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지구와 달리 우주에서는 밤낮으로 가능하고, 효율도 더 높다. 최준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구 적도에서 받는 태양에너지는 ㎡ 당 1kW(킬로와트)인데 우주에서는 1.36kW로 30% 이상 많은 데다 24시간 발전이 가능해 실질 전력 생산량은 10배 이상이 될 것”이라며 “화력·원자력 발전소처럼 기저(基底) 전력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나라가 우주 태양광발전 기술을 개발하려고 경쟁하는 속내가 우주 무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우주에서 지구로 전기를 보내려면 전자기파(마이크로파)나 레이저로 전환해 송전해야 하는데, 특정 국가를 겨냥해 내리쏘면 전자기파에 따른 인명 피해뿐 아니라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