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도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영국 런던퀸메리대·핀란드 오울루대 등 공동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동물행동’에 “범블비(bumblebee·뒤영벌)가 재미 삼아 놀이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했다”며 “포유류나 조류가 사물을 가지고 노는 예는 많지만 같은 방식으로 곤충류가 노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먹이가 있는 곳으로 연결되는 통로 양쪽 빈 공간에 18개의 나무 공을 배치했다. 벌이 먹이를 향해 곧바로 가는지, 주변의 공을 가지고 노는지 살펴보기 위한 실험을 매일 3시간에 걸쳐 18일 동안 했다. 이 실험 대상은 45마리 벌이었는데 많게는 117회나 공을 굴린 벌도 있었다. 연구진은 “보상이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공을 굴리는 것은 그것을 즐긴다는 의미”라고 했다.
또 이번 연구에선 태어난 지 사흘 미만의 벌들이 열흘 이상 된 벌들보다 공을 더 많이 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벌이 나이 든 벌보다 놀이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성별 분석에서는 수컷 벌이 암컷보다 더 오래 공을 가지고 노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벌의 이런 행동이 먹이를 구하거나 위험을 피하는 것, 짝짓기 등과 무관해 동물의 놀이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이번 연구 결과는 몸집도 뇌도 아주 작은 벌이 놀이를 통해 즐거움과 유사한 긍정적 정서 상태를 경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연구진은 벌에게 설탕물을 보상으로 주는 방식으로 공 굴리는 훈련을 시킬 때 일부 벌이 보상과 상관 없이 공을 계속 굴리는 것을 관찰했고, 이것이 동물의 놀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실험을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