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족 보행 로봇 미니 치타가 공을 막고 있는 모습. 로봇 골키퍼는 10개 중 9개의 공을 막았다. /UC버클리

사람보다 더 나은 로봇 골키퍼가 개발됐다. 4족 보행 로봇이 10개 중 9개의 공을 막아낸 것이다.

미국 UC버클리 연구진은 “무작위로 찬 공의 87.5%를 4족 보행 로봇이 막아냈다”고 논문 사전출판 사이트 ‘아카이브’에 지난 10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9㎏의 ‘미니 치타’가 골키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시험했다. 미니 치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김상배 교수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이다. 목표는 폭 1.5m, 높이 0.9m인 작은 골대를 막는 것이었다. 사람이 4m 떨어진 곳에서 공을 차면 미니 치타가 수비를 했다.

로봇이 골키퍼가 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방향에서 날아오는 공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이 빠르게 움직여 몸으로 공을 막아내야 한다.

연구진은 미니 치타에 골키퍼의 기술을 훈련시켰다. 땅에 붙어 오는 공을 막기 위해 옆으로 이동하는 기술, 골대 구석에 오는 공을 막기 위해 다이빙하는 기술, 골대 위쪽을 막기 위해 점프하는 기술 등이다. 안전하게 착지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훈련된 로봇은 87.5%의 공을 막아냈다. 사람 골키퍼의 수비 성공률(평균 69%)보다 높다. 로봇 골키퍼의 반응 시간도 1초 이내로 줄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는 골키퍼에만 집중했지만 공 차기와 같은 다른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로봇 축구선수가 사람과 경쟁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네 발 달린 로봇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의 로봇개 ‘애니말(ANYmal)’은 해발 1098m 에첼산 정상까지 사람보다 먼저 올라갔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폿’은 공장 순찰 임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중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로봇개 ‘야크(YAK)’는 최대 160㎏까지 짐을 싣고 시속 10㎞까지 달릴 수 있다. UC버클리 연구진처럼 이제는 사람을 도울 뿐 아니라 일상을 함께할 로봇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