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최예진 교수 등 한국에서 성장한 수학·과학자들이 미국에서 ‘천재들이 받는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상(MacArthur Fellows)을 받았다.
미국 맥아더 재단은 12일(현지시간) 과학·예술·사회 각 분야에서 ‘특별한 창의성’을 보인 25명을 올해의 맥아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981년 제정된 맥아더상은 해마다 뛰어난 창의성과 연구의 미래 가치를 인정받은 인재들을 시상해 관심을 모았다. 올해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 언론이 수상 소식을 전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앞으로 5년간 총 8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는다. 지난해(62만5000달러)보다 28%나 늘어난 액수다.
지난 7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39)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조합론과 대수기하학을 독창적으로 연결해 수학 난제를 해결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맥아더재단은 “허준이 교수는 혁신적 연구와 협업으로 신세대 수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수학계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맥아더상을 탄 최예진(45) 워싱턴대 교수는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하는 자연어 인식(NLP)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컴퓨터 과학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후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뉴욕주립대를 거쳐 현재는 워싱턴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학교 앨런 AI(인공지능) 연구소에서도 AI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최 교수는 AI가 인간처럼 추론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연구에 집중해 텍스트 정보를 인간 상식에 기반해 해석하는 AI 모델 등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허위 후기, 가짜 뉴스 등을 가려내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AI에 인간의 윤리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모니카 김(44) 위스콘신대(매디슨) 역사학과 교수도 이번에 맥아더상을 받았다. 이민 2세인 모니카 김 교수는 예일대를 졸업한 뒤 미시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대 교수를 지냈다.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군사 개입의 상호작용, 탈식민지화 과정 등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