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텍이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세종 명학산업단지내 증설한 생산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원료의약품(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API)은 완제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로 합성·발효·추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된 물질을 말한다. SK바이오텍은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의 원료 의약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번에 SK바이오텍이 증설한 생산공장은 약 560억원을 투자해 지난 2020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모듈3′다. SK바이오텍은 “이번 증설로 생산 역량을 190㎥에서 290㎥ 규모로 50% 이상 늘렸다”며 “이는 연간 150톤의 원료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규모”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공장 증설로 연간 최대 매출이 지난해 1500억원에서 향후 2200억원으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바이오텍 황근주 대표는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은 것이 SK바이오텍의 성장 원동력”이라며 “내년 하반기까지 모듈4 공장을 추가 증설해 생산 역량을 400㎥로 확대하고, 글로벌 대표 CDMO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텍은 SK㈜의 글로벌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의 한국 자회사다. SK㈜가 SK팜테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SK㈜의 원료 의약품 CDMO 사업 확대가 글로벌 현지화 전략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SK팜테코는 최근 5년간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아일랜드공장(2017년)과 앰팩(2018년), 프랑스 이포스케시(2021년) 등을 인수합병(M&A)하면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마련했고, 지난해 매출 8300억원을 올리며 합성의약품 CDMO 시장의 세계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전략은 지난달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바이오 분야의 미국 내 생산 강화를 뼈대로 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백악관은 행정명령 배경 가운데 하나로 원료 의약품 수급난을 명시했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미국의 움직임 외에도 제 3국 위탁 생산 의약품에서 품질 문제가 잇따라 제기돼 글로벌 제약사들의 선진국 CDMO선호는 트렌드가 됐다”며 “SK㈜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