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하는 코팅재로 널리 쓰이면서도 유해성 논란이 있는 ‘과불화 화합물(PFAS)’을 쉽게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PFAS는 테플론(프라이팬 코팅재)을 비롯해 의류와 과자 봉지 코팅재로 쓰는 물질로, 자연 분해가 되지 않아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forever chemical)’이라고도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유기성 액체와 섭씨 100도 안팎의 가열 등으로 PFAS를 분해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해를 위해 400도 이상의 고온 소각 등이 필요했던 종전 방식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PFAS를 분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유기화학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결합으로 꼽히는 탄소와 불소 원자의 결합으로 이뤄진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과 기름에 녹지 않는 특성으로 나타나 조리 기구 코팅과 식품 포장재, 립스틱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반면 토양과 하수로 배출돼 동식물 등을 통해 인체에 축적될 경우 기형아 출산과 암 유발 등 유해성이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번 연구진은 PFAS의 산소 원자에 주목해 유기성 액체 용매인 디메틸설폭사이드(DMSO)와 첨가제 등을 넣고 PFAS를 가열했다. 탄소·불소 결합의 약한 고리인 산소 원자를 공략해 분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PFAS 10종을 무해한 물질로 분해했다. 분해된 물질 중에는 암과 만성 신부전 등을 유발해 사용이 금지된 물질도 포함돼 환경호르몬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이번 방법으로 분해한 PFAS는 10종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미 환경청(EPA)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PFAS는 1만2000여 종이나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PFAS를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수월하게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