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백신 생산 공장./SK바사

지난 10일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 공장 안동L하우스. 코로나 백신 용액이 담긴 작은 병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10개씩 박스에 담기고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국산 코로나 백신 ‘스카이 코비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와 계약한 1000만명분 코로나 백신 물량 가운데 60만명분의 초도 물량을 8일부터 10일까지 생산했다. 이상균 공장장은 “백신은 보건 당국의 검사를 거쳐 8월 말쯤 국내에 출하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가 터진 직후 2020년 2월부터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쳐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코비원은 이번에 처음 시도된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방식이 아닌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이다. 합성항원 방식은 독감, B형 간염 백신 생산에도 쓰인 것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설명한다. 백신 생산을 위해서는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일부 단백질을 세포에 투입해 배양한다. 3L(리터)짜리 세포 배양기에서 키우다 1000L 크기의 배양기로 옮겨 대량 생산한다. 나무로 치면 묘목을 큰 나무로 키우는 과정이다. 이후 세포에서 단백질만 뽑아 정제하는데, 나무에서 과일을 수확하는 셈이다. 정제한 단백질을 조합해 백신이 만들어지고, 작은 병에 담긴다. 현재 생산된 백신은 출하 전까지는 2~8도가 유지되는 창고에서 보관되고 있다. 이상균 공장장은 “까다로운 자체 검사뿐 아니라 보건 당국의 검증도 필요하다”며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백신을 사용하기까지 약 4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안동L하우스는 코로나가 터진 이후 쉼 없이 가동 중이다. 2012년 완공된 L하우스는 다양한 백신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공장은 6만3000㎡(약 2만평) 규모로, 공장 내 원액 생산 시설이 9개 있다. 그 중 두 곳에서는 자체 코로나 개발 백신이 생산 중이다.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도 세 곳에서 위탁 생산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도 위탁 생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폐렴구균과 대상포진, 수두 백신도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설비에 일회용 비닐백을 써 오염 가능성을 대폭 줄였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생산 시설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4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자해 L하우스의 제조 설비를 증설하고 mRNA 백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기존 L하우스 부지 인근에 약 9만9130㎡(약 3만평)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공장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