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코로나 복합 치료제의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임상 환자수를 채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은 “오미크론 변이 이후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코로나19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시험과 상업화 준비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임상 환자 모집 어렵고 긴급승인 혜택 사라져
셀트리온은 코로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흡입형에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뛰어난 후보항체 ‘CT-P63′물질을 더한 칵테일 흡입제 치료제를 개발해 루마니아 등 일부 국가에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요구하는 임상 3상 환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어 사업 타당성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상 1상은 안전성, 2상에서는 효능을 확인한다. 대규모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3상을 마쳐야 정식 의약품으로 등록받을 수 있다.
셀트리온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전 세계 확산과 백신처방 확대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풍토병 (엔데믹)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기관들이 본격적인 코로나 엔데믹 진입에 발맞춰 긴급승인과 같은 ‘패스트트랙’ 절차도 없애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이번 개발 중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팬데믹 초기부터 구축해온 코로나19 대응 칵테일 후보항체군에 대한 관리와 연구는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 중단 잇따라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을 중단한 회사는 셀트리온만이 아니다. 지금껏 30곳 이상 회사가 임상 허가를 받고 개발에 나섰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만 코로나 백신 허가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도 12곳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만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코로나 백신의 국내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넥신은 지난 3월 백신 개발을 포기했고, 나머지 회사들도 초기 단계인 임상 1~2상에 머물러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3상 중이다.
코로나 치료제는 19곳이 임상 승인을 받았지만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개발을 일찌감치 포기했고, 부광약품·일양약품 등도 먹는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큐리언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하던 임상 2상을 지난 2월 중단했다. 식약처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은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는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 공급이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로 주가를 띄우다가 상황이 바뀌자 잇따라 개발을 중단해 업계 전체 신뢰만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