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이 극한의 기술을 축적하는 계기가 됐다. 발사체에 들어간 작은 부품부터 거대한 발사대까지 우리 기술로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누리호 발사의 주요 성과로 꼽히는 것은 단연 1단 엔진이다. 1단은 액체엔진 4기를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했다. 75t급 엔진 4기가 하나의 300t급 엔진처럼 작동해야 발사체가 기울어지거나 추락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수백 개의 밸브가 0.01초 단위로 정교하게 엔진을 제어한다. 항우연은 “클러스터링 방법은 엔진 4개를 묶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큰 추력의 엔진을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클러스터링 기술 덕분에 한국은 다양한 추진 시스템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1차 발사 때 문제가 발생한 산화제 탱크도 우리가 확보한 핵심 기술이다. 위성을 많이 탑재하기 위해서는 발사체 무게를 줄여야 한다. 얇고 가볍지만 강한 탱크 제작 기술이 필수적이다. 누리호의 가장 큰 산화제 탱크는 높이 10m, 지름 3.5m이지만 두께는 단 2㎜에 불과하다. 탱크는 대기압의 6배 정도인 내부 압력과 비행 중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을 견딜 수 있다. 특히 이번에 한국의 뛰어난 용접 기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발사체 탱크의 주성분인 알루미늄은 열에 뒤틀리는 성질이 있어 용접하기가 까다롭다.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 기술도 누리호의 성취 중 하나다. 페어링은 발사 때 발생하는 150데시벨(dB)의 굉음과 대기 마찰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한다. 정확한 시점에 폭발을 일으켜 양쪽으로 갈라지게 하는 기술이 고난도여서 우주 선진국마다 철저한 기밀에 부치고 있다.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때는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

우주로 떠나기 전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고 발사를 도와주는 발사대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나로호 때는 없었던 48m 높이의 엄빌리컬(umbilical·탯줄) 타워다. 발사체 아래에서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했던 나로호 때와 달리 누리호는 탯줄처럼 발사체 옆에서 전기와 추진제를 공급했다. 발사대의 지상 고정장치도 처음 개발했다. 엔진 점화 이후 300t의 추력에 도달할 때까지 발사체를 안전하게 잡아주다 부드럽게 놔주는 역할을 했다. 4개의 고정장치가 오차 없이 동시에 작동해야 발사체가 무사히 우주로 떠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