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광물을 채취하고 있는 우주인들 상상도. 50년 뒤에는 목성 앞 소행성대도 우주인이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NASA

최근 10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은 일생 동안 로봇 우주선이 태양계 끝자락 천왕성에 도착하고 우주인이 지하수가 분출하는 목성의 위성에 착륙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화성을 이어 태양계 끝 천왕성을 향후 10년간 우주 탐사의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50년 뒤에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유인(有人) 탐사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80년 뒤에는 우주인이 목성의 위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도 있다. 바야흐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50년 뒤 소행성대 유인 탐사 기대

우주 전문가들은 이르면 50년 뒤 인류가 달과 화성보다 더 먼 심우주까지 직접 탐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제트추진연구소의 조너선 지앙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 대한 유인(有人) 탐사가 2071~2087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소행성은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로 도는 작은 천체로,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초기의 잔재인 소행성을 연구하면 태양계 진화 과정을 알 수 있다고 본다.

/그래픽=김하경

연구진은 목성의 위성들은 2101~2121년, 토성 위성은 2132~2157년 우주인이 직접 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토성 위성인 엔셀라두스에서는 물기둥이 분출하는 모습이 관측돼 생명체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트추진연구소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중국 베이징 사범대 공동 연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예산 변화와 우주 탐사 사이의 연관 관계를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1957년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로 시작된 인류의 우주 탐사가 이르면 175년, 늦어도 200년 만에 토성 유인 탐사까지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인류는 1903년 처음으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이래 1969년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 선진국의 평균 수명보다 짧은 6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이번 모델은 현재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 중 많은 수가 달과 화성 너머 세계에 인류가 착륙하는 일을 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미국은 1972년 이래 중단된 달 유인 탐사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재개했다. 2025년 달에 우주인 두 명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달 유인 탐사에 이어 우주 기지까지 건설되면 심우주 탐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달은 대기가 없어 우주선이 지구처럼 공기 저항을 받지 않고 쉽게 이륙할 수 있다. 화성 유인 탐사선은 이르면 2037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무인 탐사선은 향후 10년 천왕성 목표

로봇과 무인 우주선을 이용한 탐사는 화성을 이어 향후 천왕성에 집중될 전망이다. 미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 ‘행성과학과 우주생물학 10년 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향후 10년간 추진할 대형 우주 탐사 프로그램의 1순위로 천왕성 무인 탐사선을 권고했다. 이어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큰 엔셀라두스 탐사가 2순위로 꼽혔다.

지금까지 10년 조사위원회 권고는 나사의 우주 탐사 일정을 결정했다. 이 위원회는 10년 전에는 화성을 1순위로 꼽았고, 나사는 지난해 화성에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헬기 인듀어런스를 착륙시켰다.

천왕성 탐사는 10년 전 보고서에선 화성과 유로파에 이어 세 번째로 추천됐지만 이번에는 과학적, 기술적 이유로 1순위로 꼽혔다. 위원회 일원인 스위스 취리히대의 라빗 헬레드 교수는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천왕성과 이웃 해왕성은 지구형 암석 행성과 목성형 가스 행성의 중간 크기로 우리가 잘 모르는 독특한 행성 유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찬드라 액스선 관측선이 포착한 천왕성. 토성처럼 고리를 갖고 있다. 자전축이 거의 수평으로 누워 있음을 알 수 있다./NASA

얼음 행성인 천왕성은 다른 행성과 달리 자전축도 거의 수평으로 누워있다. 태양계에서는 이단아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지구나 목성보다 더 흔한 행성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외계 행성 5000여 개 대부분이 천왕성 크기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천왕성을 이해하면 외계 행성의 기원도 유추할 수 있다고 본다.

해왕성보다 천왕성을 먼저 탐사하는 것은 기술적 고려 때문이다. 지구에서 천왕성까지 거리는 지구와 태양 거리(AU)의 18배지만 해왕성까지는 29AU나 된다.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에이미 사이먼 박사는 네이처에 “천왕성 탐사선은 현재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로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2031~2032년 팰컨 헤비 로켓을 발사하면 탐사선이 중간에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13년 만에 천왕성에 도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