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개발한 새로운 유인(有人)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앞으로 우주인 탑승 시험까지 성공하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함께 미국의 우주택시 쌍두마차가 될 전망이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오전 7시54분(이하 한국 시각, 현지 시각 19일 오후 6시54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보잉의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 우주선이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사의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20일 밝혔다.
◇1차 시험은 목표 궤도 못가 실패
우주선은 발사 31분 뒤 추력기를 가동해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보잉은 지난 2019년 12월 스타라이너로 첫 궤도비행시험(OFT, Orbital Flight Test)을 했지만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이번 OFT-2는 이날 우주선의 궤도 진입에 성공해 1차 시험의 실패를 극복했다.
스타라이너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다. 이날 시험은 사람 대신 몸무게 82㎏의 마네킨으로 진행했다. 이와 함께 나사가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화물과 우주인 보급품 227㎏과 보잉 자체 화물 136㎏도 실었다.
남은 것은 우주정거장과의 도킹과 지구 귀환이다. 스타라이너는 궤도조정을 거쳐 발사 하루 지난 21일 오전 8시10분 국제우주정거장의 하모니 모듈에 도킹할 예정이다.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은 22일 0시45분 스타라이너의 해치를 연다.
◇낙하산, 에어백으로 사막에 귀환
스타라이너는 5~10일 후 지구에 올 때는 270㎏이 넘는 화물을 싣고 온다. 여기엔 질소-산소 교환시스템의 재사용 탱크도 포함된다. 탱크는 우주인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의 일부다. 지구에서 손을 보고 다음 화물선에 실어 다시 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과 마찬가지로 지구로 귀환할 때 낙하산을 펼치고 속도를 줄여 착륙한다. 차이는 착륙지점이다. 크루 드래건은 플로리다 앞바다에 내리지만, 스타라이너는 뉴멕시코의 사막으로 온다. 바닷물이라는 완충장치가 없는 만큼 스타라이너는 에어백도 사용한다.
보잉은 이번 비행에 성공하면 올해 말 나사 우주인 2명을 태우고 첫 번째 유인 시험비행(CFT, Crew Flight Test)을 진행할 계획이다. 성공하면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운용하는 민간 업체가 된다.
나사는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스페이스X와 보잉에게 우주인 수송 업무를 맡겼다.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개발해 2020년 5월에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20명을 우주정거장으로 수송했다.
나사는 우주왕복선 퇴역 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으로 우주인을 수송하다가 크루 드래건 이후 독자 우주인 수송이 가능해졌다. 달 탐사에도 같은 방식으로 민간을 활용한다. 올해 미국 민간 업체의 두 무인 우주선이 나사의 과학장비를 탑재하고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