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한국과학기자협회는 2021년 12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건강 보호와 환경·생활용품 안전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환경 및 생활용품 안전성 보도준칙’ 초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한국과학기자협회

환경·생활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을 줄이기 위해 과학적인 보도를 위한 준칙이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이영완 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위원장 최재욱 고대 의대 교수)는 ‘환경 및 생활용품 안전성 보도준칙’을 발표하고, 화학물질 성분의 안전성 관련 보도 시 준수해 줄 것을 각 언론사와 의·과학 담당 기자에게 권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전문가 의견 구하고 피해자 사생활 보호해야

이번 보도준칙은 과학기자협회가 초안을 마련하고 의협 국건위, 관련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준칙은 가장 먼저 환경 및 생활용품 안전성 관련 보도는 전문가의 자문을 먼저 구하고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의·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알려줘야 하며 ▲대응 방법에 관한 행동 수칙을 우선적, 반복적으로 제공하고 ▲비전문적 출처의 자료를 인용한 추측, 과장 보도를 지양한다는 등의 기본원칙을 밝혔다.

또 ▲정보원은 반드시 밝히고 데이터 사용 시에는 실제 수치와 그 정확한 근거 범위 등을 명시해야 하며 ▲연구 결과 보도 시에는 특정 단체나 기업 등에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인지, 최종 결과물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도준칙은 환경 및 생활용품 화학성분 등 안전성 사고 발생 시 각 언론사는 충분한 사전 교육을 받지 않은 기자들이 무분별하게 취재, 보도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정부 당국은 언론인을 포함한 특별대책반를 구성해 관련 정보가 국민에게 신속,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해야 하며, 위험 지역 접근 취재 시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기자들의 안전에도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

자료=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한국과학기자협회

생활용품 불안, 과학정보 부족 때문

최근 생활용품 성분의 안전성 이슈가 언론을 통해 잇따라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은 과도하고 막연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8월 과학기자협회와 의협 국건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생활용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76%가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든 제품은 위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생활용품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하는 요소로 ‘제조∙판매 회사에 대한 불신(62%)’을 가장 높게 선택했다. ‘신뢰할 만한 기관의 부재(57%)’, ‘언론 보도 및 언론의 불안감 조성(57%)’, ‘과학적 근거의 부재(52%)’ 역시 높게 나왔다. 소비자들이 생활용품 관련 안전성 이슈로 과도하고 막연한 공포감을 느끼며, 이는 의·과학적 사실 기반의 정보가 상당히 부족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두 단체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11월에 세 차례에 걸쳐 환경·생활용품 안전성 관련 전문가 세미나를 진행했다. 12월에는 대한의사협회, 한국과학기자협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준병 의원실이 정책토론회을 열고 이번 보도준칙의 초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은 “소비자가 환경·생활용품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혼란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준칙을 계기로 신문과 방송 보도에서 과학적 근거를 최대한 제시해 소비자들이 안전성 이슈를 더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욱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장은 “이번 보도준칙으로 의·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환경·생활용품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전달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시작했다”며 “화학물질 성분 안전성과 위해 관련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과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 중심의 단체도 곧 설립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