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 오는 6월 15일 2차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과 2단이 가로로 누워 있었다. 75톤(t)급 엔진 4기가 묶인 1단은 길이가 21.6m로 세 개의 단 중 가장 길다. 2단은 13.6m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들은 발사체 각 단을 살피며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현재 1단과 2단은 각각 조립이 완료된 상태로 이번 주에 두 단을 결합할 예정이다”라며 “전체 중 95% 조립이 완료된 상태로 마지막까지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반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누리호가 약 한 달 뒤로 다가온 두 번째 발사를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10월 1차 발사 때 3단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꺼지면서 위성 모사체를 목표했던 궤도에 올려놓지 못해 임무에 실패했다. 당시 원인은 3단 산화제 탱크의 설계 실수였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번에 최대한 빠짐 없이 준비하도록 노력했고 문제점도 보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번 2차 발사 준비 때 지난 발사에서 문제가 생겼던 3단 보완에 집중했다. 발사체를 개발하는 만큼이나 실패했을 때 원인을 찾기도 어렵다. 지상에서 실험하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로켓은 발사 후 본체가 우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영상이나 데이터도 적어 한계가 있다. 제한된 데이터로 가설을 세워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항우연은 작년 11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사조사위원회와 별도로 내부에서도 조사단을 꾸렸다. 고정환 본부장은 “연구원들이 두 달간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찾았다”라며 “매주 연구원들이 두세 차례씩 모여 총 40회 넘는 회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1차 발사 실패 원인은 비행 중 가속도로 인해 커지는 부력을 고려하지 않아 3단 산화제 탱크 내부 고정장치가 풀리며 탱크에 균열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산화제가 누설되면서 마지막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된 것이다. 항우연은 이미 조립된 3단의 산화제 탱크를 분해해 탱크 내 고정장치를 보완하는 작업을 지난달 마쳤다. 고 본부장은 “탱크 구조가 복잡하고 문제가 된 부분 이외에는 건드리면 안 되는 까다로운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발사까지 남은 일정은 위성을 발사체에 올리는 것과 단 조립이다. 1차 발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실제 위성이 탑재된다. 6월초까지 3단에 위성을 싣고 페어링(위성 보호덮개)을 조립한 뒤 최종적으로 1~3단을 모두 결합한다. 폭발 위험이 있는 화약류가 장착되면 최종 발사 준비가 마무리된다. 이후 발사 하루 전날 이송장치에 실려 발사대로 올라간다. 현재 6월 15일 발사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정확한 일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