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시기가 최소 3억년 당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도미닉 파피노 박사 연구진은 “최소 37억5000만년 전 암석에서 박테리아가 남긴 흔적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13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생명체의 증거는 서호주에서 발견된 34억6000만년 전 미생물 화석이다.
연구진은 캐나다 퀘벡주에서 2008년 발견된 37억5000만~42억8000만년 전 암석을 분석했다. 암석을 종이 정도의 두께로 잘라 내부를 살펴봤다. 광학현미경 등으로 찍은 수천개의 암석 표본 사진을 수퍼컴퓨터를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했다.
그 결과 암석 안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조가 발견됐다. 센티미터(㎝) 길이의 가지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 줄기 모양의 구조다. 또한 수백개의 타원체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우연히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줄기 구조는 화학적으로 생겼던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생물학적 기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과거 암석 표본을 최근의 암석과도 비교했다. 하와이 해저 화산이나 인도양 분화구 등에서도 과거 암석 표본처럼 줄기 구조와 불규칙한 타원체가 발견된다. 또한 과거 표본에도 오늘날 철을 먹고 사는 미생물이 발견되는 암석에서 나타나는 유기 탄소가 있는 것도 확인했다. 파피노 박사는 “과거 다양한 유형의 박테리아가 존재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