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가장 큰 혜성(彗星)이 발견됐다. 혜성의 핵 크기가 일반적인 혜성의 50배에 이른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중심 핵의 폭이 120㎞에 이르는 혜성 ‘C/2014 UN271′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혜성은 발견자인 페드로 베르나르디넬리와 게리 베른스타인의 이름을 따 ‘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 혜성’으로 명명됐다.
◇일반 혜성 50배 크기 핵을 가져
혜성은 2010년 칠레의 세로 톨롤로 범미 천문대에서 처음 관측됐다. 당시 혜성은 태양에서 약 48억km 떨어져 있었다. 태양계 맨끝에 있는 해왕성까지 거리에 해당한다. 이후 과학자들은 지상의 천문대와 우주망원경으로 혜성을 집중 연구했다. 혜성의 핵은 2014년 관측됐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이번에 혜성의 존재를 최종 확증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데이비드 자윗 교수는 “혜성이 그토록 먼 곳에서도 밝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말했다. 자윗 교수와 후만토 마카오과기대 교수 연구진은 12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에 이 혜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혜성은 소행성(小行星)과 마찬가지로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지만, 꼬리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혜성은 유기물질과 얼음으로 구성됐는데 태양에 가까이 가면 열을 받아 이들이 휘발하면서 핵 주위로 코마라는 대기를 형성한다. 태양에 다가갈수록 대기 성분이 뒤로 밀려나면서 긴 꼬리를 만든다.
이번 혜성 전에는2002년에 발견된 ‘C/2002 VQ94′이 약 100㎞로 가장 큰 혜성이었다. 이번 혜성은 그보다 훨씬 크지만 맨눈으로 볼 수 없다. 핵이 11㎞보다 조금 컸던 핼리 혜성은 맨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이번 혜성은 워낙 멀리 있어 보기 어렵다. 혜성은 현재 지구로부터 약 30억㎞ 거리에 있다. 2031년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지만 그 거리도 16억㎞ 거리로 태양에서 토성 사이와 비슷하다.
◇빛 3%만 반사해 석탄보다 어두워
자윗 교수 연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영상과 다른 연구진이 근적외선 파장대에서 포착한 영상을 결합해 혜성의 크기를 쟀다. 분석 결과 혜성의 핵은 자신에게 온 빛을 3%만 반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낙 커서 우주망원경에 밝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혜성은 석탄보다 더 어둡다”고 자윗 교수는 말했다.
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 혜성은 태양을 300만년 주기의 타원궤도로 돈다. 가장 먼 지점에 있을 때는 태양에서 0.5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거리가 된다. 이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별까지 거리의 8분의 1에 해당된다.
나사는 혜성이 태양계가 형성되던 초기에 남은 얼음 ‘레고 블록’이라고 설명했다. 나사는 “혜성들은 거대한 외계 행성들 사이의 중력 핀볼 게임에서 돌연 내쫓겼다”며 “축출된 혜성들은 태양계를 둘러싼 혜성들이 몰려 있는 오르트 구름대에 있다”고 밝혔다.
오르트 구름은 약 1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혜성들이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추정되는 가상의 천체이다. 1950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가 혜성의 근원지라고 가설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