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과학계도 반러 전선에 동참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서방에서는 러시아 연구기관과 협력 중단이 시작됐고 지원금도 속속 끊기고 있다. 학술대회나 논문에서도 러시아를 배척하는 분위기다.
독일 최대 연구비 지원기관 ‘독일 과학기구연합’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러시아와의 모든 과학적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과학기구연합은 “독일의 연구 자금을 더는 러시아에 줄 수 없고 학술·연구 정책과 관련된 공동 행사는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독일 과학기구연합에 속한 독일연구재단(DFG)은 2020년 3만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에 33억유로(약 4조4000억원)를 지원했다.
덴마크 교육연구부는 지난 1일 대학들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와 연구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조치는 침략이 국제사회의 고립으로 이어진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러시아 연구기관 5곳이 참여한 4개 프로젝트의 지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 26일 11년간 이어진 러시아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러 전선은 학술대회와 논문으로도 번졌다. 세계 최대 수학 학술대회인 세계수학자대회(ICM)는 과학자들의 반발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7월 열릴 예정이던 행사가 온라인으로 변경됐다. 각국 대표가 만나는 연맹 총회는 러시아가 아닌 제3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국제 학술지 ‘분자구조 저널’의 편집위원회는 러시아 연구기관 소속 과학자들이 쓴 논문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은 우주 연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방 제재에 반발한 러시아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 우주기지에서 로켓 발사를 일시 중단했고, 자국 과학자 87명을 귀국시켰다. 또 러시아는 영국 위성기업 원웹의 발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협력하던 유럽의 화성탐사 계획도 2년 뒤로 미뤄질 전망이다.
게임 업계도 반러 전선에 나섰다. 세계적 게임사 EA(일렉트로닉아츠)는 2일 축구 게임인 피파22, 피파모바일, 피파온라인을 포함해 EA의 각종 스포츠 게임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러시아 클럽팀을 삭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