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선 중심이 초신성이 발견된 위치(왼쪽)다. 오른쪽 사진은 초신성이 발견됐을 때(위)와 가장 밝아졌을 때(아래) 모습./한국천문연구원

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초신성 폭발 직후 가장 빠른 시간에 빛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초신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죽기 전 마지막 폭발하며 매우 밝은 빛을 내는 것을 말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초신성이 폭발한 후 1시간 안에 빛을 포착해 초신성의 폭발 과정을 규명했다”고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캐나다 토론토대와 미국 카네기연구소, 캘리포니아공대, 애리조나대, 캘리포니아주립대,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참여했다.

연구진이 관측한 건 Ia형 초신성이다. Ia형 초신성은 폭발 시 최대 밝기가 일정해서 우주의 거리를 재는 기준으로 이용된다. 연구진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을 이용해 폭발 후 1시간밖에 되지 않은 초신성 ‘SN 2018aoz’ 관측에 성공했다. Ia형 초신성 관측 역사상 가장 어린 시기의 빛을 포착한 것이다.

폭발 직후의 빛을 더 빨리 관측할수록 별의 크기와 별 내부의 원소를 더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앞서 2011년 초신성 폭발 뒤 11시간 후, 2017년 7시간 후, 2019년 3.6시간 후 관측한 기록이 있다.

연구진은 폭발 후 1~12시간에 초신성의 색이 붉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색 변화는 철 성분이 초신성 가장자리에 더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Ia형 초신성의 폭발이 백색왜성(빛을 잃은 별의 마지막 진화 단계)의 바깥에 있는 헬륨 폭발로 시작하거나 폭발 물질들이 아주 급격한 혼합 과정을 거침을 말해 준다”고 말했다.

김상철 천문연 광학천문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Ia형 초신성에서 어떻게 폭발이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연구”라며 “더 이른 시기의 초신성 폭발을 관측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