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염색 샴푸인 모다모다 샴푸를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 샴푸의 핵심 원료인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 성분을 샴푸를 포함한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올린 것에 대해 안전성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해신 교수와 모다모다는 2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시험기관에 의뢰한 3개의 독성 관련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식약처는 판단을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샴푸의 독성 검사와 함께 모다모다 사용자에 대해서도 독성 검사를 해보자”고 식약처에 제안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모다모다 샴푸는 머리를 감는 것만으로 흰머리가 검게 변하는 기능이 알려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 150만개 이상 팔렸고 미국과 일본, 호주 등지 해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지난 26일 이 샴푸에 함유된 THB 성분이 “유전물질에 변이를 일으키는 잠재적인 독성이 있다”며 해당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식약처가 근거로 삼은 EU의 보고서가 샴푸가 아닌 모발 염색제에 대한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EU 보고서는 모발 염색제를 이용한 박테리아 실험에서 THB가 유전물질에 변이를 일으키는 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염색제는 한 번에 100 mL 이상의 많은 양을 30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THB 성분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지만 모다모다 샴푸는 사용량이 1~2 mL에 불과한 데다 사용 시간도 2~3분으로 짧고 두피에도 남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용량과 사용법이 다른 제품을 같은 잣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주름 개선제로 쓰이는 독성 물질인 보툴리눔 톡신을 예로 들며 “모든 물질은 독성이 없더라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독이 되고, 적게 사용하면 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모다모다 기술자문인 박성영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도 “THB는 함량이 높아지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적정한 수준에서 관리되면 이로움을 주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THB가 포함된 염색제가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도 “식약처가 인용한 보고서를 낸 EU는 정작 THB를 금지 목록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한국에서만 규제 대상이 된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식약처가 성급한 결론으로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국내 혁신 기술을 좌절시키려 한다. 해외 진출과 후속 제품 개발 의지마저 꺾일 지경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