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최대의 협곡인 화성의 매리너 계곡(Valles Marineris). 화성 주위를 돌고 있는 엑소마스 기체추적궤도선(TGO)이 이곳 1m 지하에 엄청난 물이 매장돼 있음을 포착했다. /ESA

화성에 있는 태양계 최대 협곡에 엄청난 물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화성에서 찾은 물은 주로 온도가 낮은 극지방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탐사선이 자주 찾는 저위도의 지표면 바로 아래에서 발견돼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엑소마스 기체추적궤도선(TGO)이 적도에 가까운 매리너 계곡(Valles Marineris)의 땅속 1m 깊이에서 대량의 수소 신호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매리너 계곡은 화성에 있는 길이 4000㎞, 깊이 8㎞ 지형으로, 처음 이곳을 발견한 화성 탐사선 매리너 9호의 이름을 땄다. 태양계 행성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협곡으로 미국 그랜드 캐니언보다 10배 길고 5배 깊다.

화성의 매리너 계곡는 길이 4000km, 깊이 8km의 지형으로, 미국 그랜드 캐니언보다 10배 길고 5배 깊다

TGO는 ‘고해상도 고온열 중성자 감지 장치(FREND)’로 지하의 수소를 포착했다. 중성자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화성과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마른땅이 젖은 땅보다 중성자를 더 많이 방출한다. TGO는 땅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통해 매리너 계곡 아래가 물에 젖은 땅임을 알아낸 것이다. 러시아 우주연구소의 이고리 미트로파노프 박사는 “TGO가 땅속 1m에서 그전 장비로는 탐지하지 못한 오아시스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수소이온이 포착된 매리너 계곡의 표면 바로 아래는 약 40%가 물이라고 추정했다. 해당 지역은 지구의 네덜란드와 같은 면적이라는 점에서 화성에 엄청난 물이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지구의 얼어붙은 동토층처럼 물은 얼음 형태로 땅속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성의 기체추적궤도선(TGO) 상상도. 유럽과 러시아의 화성 탐사 엑소마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6년 10월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ESA

그동안 화성 탐사선들은 중위도 지하 깊은 곳에서 물 신호를 포착했다. 또 화성의 남극 지하에는 상당한 깊이의 호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수㎞ 지하여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반면 우주선이 주로 착륙하는 저위도에서 땅 바로 밑에 물이 있다면 장차 화성 탐사에서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TGO는 엑소마스 화성 탐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6년 3월 발사돼 그해 10월 화성 궤도에 도착했다. 같이 간 착륙선 스키아펠리는 착륙에 실패했다. 유럽과 러시아는 내년 엑소마스 2탄으로 로절린드 프랭클린 로버(이동형 탐사로봇)를 화성에 보낼 예정이다. 로버에는 지하 2m까지 시추가 가능한 드릴이 장착돼 화성의 물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