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고기가 어항 위 컴퓨터 화면에 떠있는 숫자 중 3을 골라 물을 쏘고 있다. /이탈리아 트렌토대

물고기도 침팬지나 앵무새처럼 숫자를 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과학 대중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물고기도 숫자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지난 24일 전했다.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물을 뿜어 먹이를 잡는 물총고기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전까지 물총고기는 무리가 많고 적음 정도는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어항에 물고기를 두고 그 위에 컴퓨터 화면에 점이 모여 있는 두 개의 그룹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예를 들어 한쪽 원 안에는 점 3개, 다른 원에는 6개를 보여줬다. 연구진은 물고기에게 두 숫자 중 하나를 고르도록 훈련시켰다. 물고기가 먹이를 잡듯이 원하는 쪽에 물을 쏘면 먹이를 주는 방식이다.

실험에서 숫자 외에 다른 요인이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점의 크기와 위치를 무작위로 배치했다. 즉 퍼져 있는 3개의 점이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6개의 점보다 더 큰 무리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고기는 원하는 숫자에만 물을 뿜었다.

물고기는 다른 숫자를 보여줘도 구별할 수 있었다. 특히 큰 숫자를 고르도록 훈련받은 물고기는 계속 큰 숫자를 골랐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6과 3중에 6을 고르던 물고기는 6과 9중에 9를 택했고, 3을 고르던 물고기는 두 숫자 중에 낮은 숫자를 선택했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신경과학자 브라이언 버터워스는 이번 연구에 대해 “물총고기는 최소한 상대적인 숫자 크기는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