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14일(현지 시각) 올해의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네이처는 물리학과 생명공학, 우주, 인공지능(AI) 등 각 분야에서 올해 주목받은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가 대유행이 지속했던 만큼 10개의 뉴스 가운데 코로나 관련이 2개였다. 기후변화에 관련한 뉴스도 2개가 선정됐고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과학계의 우려도 포함됐다.

◇백신을 위협하는 코로나 변이

네이처는 “올 한해는 과학자들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를 더 많이 배우려고 경쟁했고, 그렇게 한해가 끝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다양한 코로나 변이가 등장했다. 지난 3월에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가 인도를 휩쓸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다른 변이보다 델타에 대한 백신 예방 효과가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달 오미크론이 등장했다. 초기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백신의 면역을 회피할 수 있지만 부스터샷(추가 접종)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 논란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스터샷(추가접종)을 꼭 맞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선진국에서는 올해 중반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변이 등장으로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이 떨어지지만 부스터샷 없이도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 부스터샷을 도입하는 대신 한 번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후진국에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진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계속해서 변이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른 쪽에서는 “오미크론이 퍼지는 상황에서 부스터샷이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낮춘다”며 부스터샷 접종을 촉구하고 있다.

◇화성 탐사

지난 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봇(로버)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또한 공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무인 헬기를 띄우는 데도 성공했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암석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화성에 간 건 미국뿐 아니다. 지난 5월 중국의 화성 탐사선 톈원-1호도 화성에 착륙했다. 톈원-1호는 이전에 탐사 되지 않았던 북반구 지역을 둘러본다.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궤도선 ‘아말’은 화성의 오로라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냈다.

화성 탐사선./나사

◇알츠하이머 신약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8년 만에 알츠하이머에 대한 신약을 승인했다. 미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뇌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효과에 대한 논란은 지속하고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구글의 딥마인드는 지난 7월 인간이 발현하는 거의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를 알기 위해서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델을 이용해야 했다. 인공지능으로 알아낸 단백질 구조는 질병의 비밀을 풀고 약물을 찾아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 구조./딥마인드

◇몸 안에 있는 유전자 직접 편집한 유전자 가위

유전자 편집 기술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크리스퍼 캐스9′이란 유전자 가위를 몸 안에 전달해 목표로 한 유전자만 정확히 편집해야 한다. 지난 6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와 리제네론은 유전자 편집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기형 단백질이 장기와 조직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희소 질환 환자 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기형 단백질의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IPCC 기후보고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는 1850~1900년 평균보다 섭씨 1.1도가 올랐고, 현재 온실 가스 배출이 계속 된다면 10년 이내에 1.5도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올해 발생한 북미의 기록적인 폭염과 독일의 홍수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기후정상회의

지난달 열린 제 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당사국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물리학의 변화 이끈 뮤온

미국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는 지난 4월 소립자인 뮤온이 원래 예측했던 것보다 더 강한 자성을 띠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존 표준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아프가니스탄의 과학자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가니스탄 과학계가 붕괴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내 대학과 연구기관 대부분이 폐쇄됐고, 탈레반으로부터 위협을 받은 연구원들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